250813 기후 퀴즈:국제사회가 만든 해양 환경 보호의 첫걸음, 런던협약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푸른 바다. 바다는 숨 쉬는 지구의 허파이자, 인류에게 풍요로운 자원을 선사하는 생명의 원천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의 무분별한 활동으로 인해 바다는 깊은 상처를 받아왔어요. 특히 해양 투기는 그중에서도 바다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수 있는 치명적인 행위입니다.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물고기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우리의 식탁 위로 다시 올라오기도 하죠.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제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만들어낸 중요한 약속이 바로 ‘런던협약’입니다. 과연 런던협약은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의 바다를 지켜왔을까요? 이 글에서는 런던협약의 탄생부터 그 핵심 내용, 그리고 미래 해양 환경을 위한 우리의 역할까지, 바다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자세히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런던협약이란 무엇인가? - 역사와 목적

1960년대와 70년대 초,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바다 오염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방사성 물질, 그리고 선박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바다를 병들게 하는 현실을 목도하며,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죠. 이러한 절박함 속에서 197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중요한 역사의 한 페이지가 쓰여집니다. 바로 ‘폐기물 및 기타 물질의 해양투기 방지에 관한 협약’, 줄여서 ‘런던협약(London Convention)’이 채택된 것입니다.

런던협약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해양 오염을 규제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이 협약의 주된 목적은 오염 물질의 해양 투기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해양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개념이었던 ‘사전 예방의 원칙’과 ‘오염자 부담 원칙’을 국제법에 명시하며, 무분별한 바다 투기에 제동을 거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죠. 이 협약 덕분에 수많은 유해 물질들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이는 곧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바다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런던협약의 핵심 - 해양 투기 규제 범위

런던협약은 단순히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추상적인 약속이 아닙니다. 어떤 물질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고, 어떤 조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규정하여 실질적인 구속력을 지닌 국제법이죠. 협약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의 물질로 나누어 규제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첫째, 절대적으로 해양 투기가 금지되는 물질입니다. 이른바 ‘블랙 리스트’라고 불리며, 카드뮴, 수은 등 고독성 물질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바다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바다에 버릴 수 없습니다.

둘째, 특별 허가를 받아야만 해양 투기가 가능한 물질입니다. ‘그레이 리스트’로 불리며, 비소, 납, 시안화물 등 독성이 높지만 특정 조건 하에서는 제한적으로 투기가 허용될 수 있는 물질들입니다. 이러한 물질을 투기하려면 오염 수준, 대체 방안 유무 등을 엄격히 심사하여 각 국가의 당국으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셋째, 일반 허가를 받아 투기할 수 있는 기타 모든 폐기물입니다. 이 경우에도 해당 물질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며,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규제는 각 당사국이 자국의 법과 제도를 통해 시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협약은 단순히 투기를 금지하는 것을 넘어, 오염을 유발하는 활동을 육상에서부터 관리하고,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모색하는 등 지속적인 예방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런던협약은 바다를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 바다를 소중히 여기는 인류의 새로운 인식을 반영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런던협약의 성과: 해양 환경에 미친 긍정적 영향

런던협약이 발효된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바다에는 과연 어떤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을까요?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바로 유해 물질의 해양 투기가 획기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협약 이전에는 산업 폐기물, 하수 슬러지, 심지어 독성 화학 물질까지도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졌지만, 런던협약의 엄격한 규제 덕분에 이러한 행위는 크게 줄어들거나 아예 금지되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국가들이 협약의 정신을 따라 자국의 해양 환경 보호법을 강화했고, 이는 해양 생태계의 회복에 기여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기는 런던협약 이후 완전히 중단되었으며, 산업 폐기물의 투기도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현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바다를 단순한 폐기물 처리장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이자 인류의 귀중한 자산으로 인식하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런던협약은 특정 오염 물질에 대한 규제를 넘어, 해양 오염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을 전환하고, 각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 나아가, 런던협약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욱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1996년에는 ‘런던의정서(London Protocol)’가 채택되었습니다. 런던의정서는 폐기물 해양 투기에 대한 원칙을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으로 전환하여, 투기할 수 있는 물질만을 명시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바다를 보호하려는 인류의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런던협약이 단순한 규제를 넘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강화되는 살아있는 국제 협약임을 증명합니다. 우리의 바다가 과거보다 훨씬 깨끗해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국제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런던협약, 기후변화 그리고 미래 해양 환경

오늘날 우리는 해양 오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라는 또 다른 거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사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바다는 지구 전체 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하며, 기후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해양 오염은 바다 생태계를 약화시키고, 결국 바다가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마저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오염으로 인해 산호초가 죽고 해양 생물이 사라지면, 바다의 자정 능력과 기후 변화 대응 능력이 함께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런던협약은 단순히 폐기물 투기를 막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에 대한 간접적인 대응책으로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건강한 해양 생태계는 기후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탄소 순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협약의 정신을 바탕으로 바다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결국 기후변화에 맞서는 우리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됩니다.

하지만 미래 해양 환경을 위한 우리의 과제는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런던협약이 주로 ‘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오늘날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이나 육상에서 유입되는 비점오염원(생활하수, 농업용수 등) 등은 새로운 형태의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런던협약과 같은 기존 협약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오염원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들을 이어간다면, 런던협약의 정신이 담긴 깨끗한 바다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런던협약은 모든 종류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나요?

A. 아니요, 런던협약은 모든 투기를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고독성 물질(블랙 리스트)은 전면 금지하지만, 특정 조건 하에 특별 허가(그레이 리스트)를 받거나 일반 허가를 받아 투기할 수 있는 물질도 있습니다. 하지만 1996년 채택된 런던의정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투기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물질만 명시하여 규제를 강화했어요.

Q. 대한민국은 런던협약 당사국인가요?

A. 네, 대한민국은 1993년에 런던협약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런던협약의 강화된 형태인 런던의정서에도 가입하여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Q. 협약을 위반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A. 런던협약은 국제 협약이므로 직접적인 처벌 규정을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각 당사국이 자국의 법률을 통해 협약 내용을 이행하고 위반 시 처벌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에서도 해양환경관리법 등 관련 법규를 통해 해양 오염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Q. 런던협약과 런던의정서는 무엇이 다른가요?

A. 런던협약은 1972년에 채택된 초기 협약이며, 런던의정서는 1996년에 채택된 런던협약의 강화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정서는 투기 규제를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으로 바꾸어 훨씬 더 강력하고 포괄적인 해양 보호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Q. 일반 시민이 해양 환경 보호에 기여할 방법은?

A.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며, 해변 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등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해산물을 선택하는 것도 바다를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에요.


마무리: 해양 환경 보호, 우리 모두의 책임

지금까지 런던협약이 우리의 푸른 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한때 무분별한 투기로 병들어가던 바다가 런던협약이라는 국제적인 약속 덕분에 조금씩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었죠. 이 협약은 단순한 법적 제약을 넘어, 바다를 귀한 생명의 터전으로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인류의 집단적인 깨달음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런던협약이 바다를 지키는 유일한 방패는 아닙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해양 산성화, 기후변화 등 바다를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제기구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하루, 내가 마신 플라스틱 컵 하나가 바다로 흘러가지 않도록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해변에 쓰레기가 보인다면 잠시 멈춰 주워 올리는 작은 행동이 어떨까요? 혹은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에 동참하거나, 해양 환경 보호 단체를 후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의 바다는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런던협약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모두가 바다의 수호자가 되어 푸른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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